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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대 생활/치대 1학년

[호주 치대 1학년] 기공 실습 | 내 머릿속엔 이번학기, 나, 와이어 밴딩, 성공적 | 꿀팁 전수 포함

by JJANY 짜니 2023. 1. 28.

치대에 오면서 제일 기대했던 것은 시뮬레이션 수업이었으나, 시뮬레이션 수업은 1학년 2학기부터였고, 1학년 1학기에는 기공 수업만 있었다. 기공 수업에서는 치과의사로서 필요한 hand-eye coordination (손과 눈의 협응 능력)을 기르는 과제를 다룬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치대 기공실 첫 입성. 모두에게 지정석이 배정되어 있었고, 각자의 책상에 구불구불한 선이 그려진 A4용지 한 장과 동그란 와이어 하나가 놓여 있었다.

 

기공 수업실 전경과 책상에 놓인 A4용지 한장이 보인다

 

동그란 와이어를 펴서 종이에 그려진 선에 딱 맞춰 구부리는 게 과제였다. '이게 뭐 얼마나 어렵겠어?'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와이어를 쭉 펴는 것부터가 난관이었다. 단순히 한쪽 면에서 본 모양만 일자로 펴는 게 아니라, 360도 모두에서 일자여야 이 와이어가 책상에 올바르게 딱 놓인다. 중간에 휜 곳이 있으면 그 부분이 책상에서 붕 뜬다. 그러면 감점. 이 난관을 딛고 와이어가 잘 펴져서 선을 따라 구부리기 시작했으나, 구부린 와이어가 선에서 살짝 벗어나면 또 감점. 한 학기 동안 총 3개의 와이어를 주어진 모양대로 만들어야 한다. 이 와이어 세 개를 합쳐 8점짜리 과제였는데 실수 몇 번이면 낙제다. 

 

와이어 밴딩 성적 기준표

 

기공 수업의 또 다른 까다로운 점 하나는, 채점 받을 과제를 모두 수업시간에 완성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전 학번들은 집에서 각자 시간을 들여 와이어 밴딩을 하고 과제를 제출하게 했는데, 자꾸 선배들에게 과제를 대신해 달라며 cheating을 하는 인간들이 있었던 것이다. 학교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과제는 수업시간에 완성하고 제출한다'라는 엄격한 규칙을 갖게 되었다.

 

와이어도 한번에 두세 개씩 가지고 있을 수 없다. 한 번에 하나만 가지고 작업할 수 있고, 새 와이어를 받으려면 완성하거나 포기한 와이어를 제출해야 했다. 이전에 완성한 와이어를 손보고 싶어도, 현재 진행 중인 와이어를 맡겨야 이전 와이어를 받을 수 있었다. 수업이 끝나면 종이와 와이어를 반납해야 교실을 나갈 수 있다. 이렇게 우리 학교는 cheating 완전 방지에 성공한 듯하다. 

 

와중에 다행인 점은, 시간안에 완성만 하면 와이어 몇 개를 만들던 상관이 없다는 것이었다. 치대의 모든 실습 과제는 '감'이라는 게 좀 있어야 하고, 손이 좀 빨라야 유리하다. 다행히도 나는 평소에 손으로 뭘 만드는 걸 워낙 좋아해서 와이어 밴딩 과제는 큰 어려움 없었다. (그러나 이후에 치아 석고 모형 제작에는 큰! 아주 큰! 어려움이 있었다. 다음 포스팅 예고)

 

한 학기 동안 한 와이어 밴딩 과제

 

🌟 와이어 밴딩 꿀팁🌟

아래는 내가 친구들을 도와주면서 깨달은 몇가지 꿀팁이다. 글로 설명하자니 좀 어렵다. 

 

1. Plier 잡는 방법 

엄지와 검지로 위에 오는 손잡이를 잡고 나머지 세 손가락은 아래 오는 손잡이에 살짝 건다. 그리고 와이어를 구부려야 할 때만 세 손가락에 힘을 주어 plier를 닫는다. (열리는 건 중력의 힘으로 알아서) 이렇게 잡으면 plier를 닫을 때만 손에 힘을 쓰면 된다. 옆자리 친구는 이걸 다른 방식으로 잡아서 plier를 열고 닫을 때 모두 손에 힘을 들여 작업을 하고 있었다. 

 

2. 와이어 일자로 만들기

이건 사실 손에 힘이 좀 있으면 손가락으로도 할 수 있다. 처음 받은 와이어의 동그란 등 부분이 내 가슴을 향하게 잡고, 와이어의 꼭대기를 왼손으로 잘 잡아준다. 그리고 오른손 검지로 뒤를 받치고 엄지로 와이어를 휘어진 방향의 반대방향으로 꺾으며 쭉 내리면 된다. 이때, 힘을 너무 세게 주면 와이어에 자국이 생기니 조심해야 한다. 한 번에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서너 번에 걸쳐서 펴면 된다. 

손에 힘이 부족한 경우 (나는 이 경우였다), plier를 이용해 살살살 펴주면 된다. 잡는 방식은 같고 오른손 엄지와 검지 대신 plier로 펴는 것이다. 그러나 이땐 손으로 할 때처럼 쭉 내릴 수가 없으니 먼저 3-5cm 간격으로 살살 펴면서 내려가고, 다시 여러 번 위에서 내려오며 반복하면 된다. 

 

3. 와이어 책상에 딱 붙이기

와이어를 펴다 보면, 책상에서 살짝씩 뜨는 부분이 있다. 보통 떠 있는 부분을 눌러주고, 가라앉아 있는 부분을 띄워줘야 하는데, 이 때 중요한 것이 힘조절이다.  책상과 와이어 사이의 거리를 보고 힘을 어느정도 줄 지 생각하는데, 만약 책상과 와이어의 사이가 5mm라면, 와이어에 가하는 힘은 와이어를 2.5mm를 올리거나 내리는 힘이어야 한다. 그래야 와이어가 중심을 찾아 책상에 딱 붙을 수 있다. 

 

4. 와이어 직각으로 접기

와이어를 직각으로 접을 때 제일 중요한건 와이어를 접기 전에 와이어가 90도 각도에서 모두 일자인 상태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만약 x축에서는 일자인데, z 축에서 휘어 있다면 와이어를 접고 나서 와이어 한쪽이 붕 뜨게 되어 있다. 항상 와이어를 접기 전 두 축 방향에서 모두 와이어가 일자인지 확인하자. 

 


 

몇 가지 팁들이 더 있는데, 이는 유튜브에 업로드 해 봐야겠다. (할 수 있겠지?)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 제 유튜브도 구독해 주세요. (블로그 시작 이후 첫 존댓말을 이렇게 유튜브 구독 구걸로 하게 되었다. 하하)

https://www.youtube.com/channel/UCt5BeNFt7mxvsNWr7aWeNZQ

 

짜니 JJANY

치대생 짜니의 호주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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