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대 생활/치대 3학년

[호주 치대 3학년] 학기 시작 전 4주짜리 Intensive course를 앞두고..

JJANY 짜니 2024. 1. 27. 21:04

벌써 3학년이라니. 호주 치대 2학년 카테고리에는 글이 한 개뿐인데, 3학년 카테고리를 열다니. 블로그 이름이 '치대생 짜니'의 일지임에도 막상 치대 이야기는 단 한 번도 하지 못한 작년, 반성하자. 

 

올해는 친구 밍과 함께 '죽밥 프로젝트'에 불을 올렸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주일에 두번은 무조건 게시물 올리기. 그녀는 그녀의 블로그에, 나는 내 유튭이나 블로그, 혹은 인스타에. 그래서 여기 이렇게 선언한다. "월요일, 금요일에 잊지 않고 어디든 게시물 하나씩 올리겠습니다."라고. 목표는 매주 두 번 퀄리티 있는 게시물 (밥) 올리기지만... 비록 그것이 죽이더라도... 그저 꾸준히 올리는 것에 무게를 두기로 했다. 


각설하고, 이제 치대 3학년이 되었다. 치대는 전공과목을 크게 3단계로 나눠 배운다. 1단계 이론, 2단계 마네킹 실습, 3단계 환자 실습. 보통 한 학년에서 몇 과목 1단계와 2단계를 배우고, 그 다음 학년에 작년에 배운 과목 3단계와 다른 과목 1,2 단계를 배운다. 

 

1학년 한해는 치주과 이론과 마네킹 실습을 했고, 2학년 한 해는 치주과 환자 실습과 보존과 이론과 마네킹 실습을 했다. 작년에 환자를 볼 땐 스케일링과 치주 질환 검사 등 invasive 하지 않은 처치만 가능했다. 그러나 3학년인 올해부터는 모든 restoration 실습을 환자에게 해야 한다. 충치 치료부터 라미네이트까지...! 여기서부턴 어떠한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한번 갈아내 버린 이는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한번 삐끗은 환자에게 영원한 데미지가 된다. 

 

한 사람의 긴 인생에서 치아는 정말 본인의 것 그대로를 죽을 때까지 가지고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문제가 생겨 치아를 삭제하고 다른 충전재로 채워도 거기에 다시 문제가 생기면 이전보다 더 많은 양의 치아를 삭제하고 또 충전재로 채워야 한다. 이를 반복하다 보면 결국 충전재는 버틸 수 없어 크라운을 씌우고... 그러다 발치... 임플란트... 그리고 임플란트에 문제가 생기면.... 정말 힘든 인생이 시작된다.

 

그래서 보존과 치료를 할 땐 정말 딱 필요한만큼의 치아 삭제가 중요하다. 필요 이상의 치아 삭제는 정말 내 손으로 하고 싶지 않다. 실수 없이 모든 환자를 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보니 압박감이 상당하다. 학교 내 치과에 오는 환자 분들은 학생들 실습에 도움을 줄 수 있으니까, 또 학교 내 치과에 상주하는 치과의사 선생님들께서 관리감독을 하니까 믿고 오시는 걸 테니, 나는 그 믿음에 보답할만한 결과물을 드려야 한다. 후하... 할 수 있다. 작년 내내 연습했으니까. 


이렇게 되돌릴 수 없는 처치를 하는 3학년이 되기 한달 전, 우리 학교는 4주간의 intensive course를 듣는다. 당장 환자분들을 보기 전 완벽히 마스터해야 하는 마취과와 보존과 복습이 각 1주씩 2주, 그리고 3학년에 새로 배우기 시작하는 신경과와 보철과 예습이 각 1주씩 2주. 매주 수업이 끝나면 이론 시험과 실습 시험이 있다. 물론 이 intensive course 전에도 미리 공부해야 하는 pre-work 모듈과 영상강의, 논문자료도 있다. 그렇다, 치대는 끝없는 예습의 예습의 예습과 복습이 필요했다. 글은 이만 여기서 마무리 하고 코 앞에 닥친 예습을 마무리 하러 가야겠다. 

 

올 한해도 무사히, 잘 보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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